리더십저니

혁신 기업의 대명사 구글은 심사숙고가 더 좋은 결정을 내리게 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여긴다. 따라서 깊이 생각하기보다 빨리 실행하고, 빨리 망하고, 빨리 다시 하는 것이 발전하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장려한다. 실패하지 않는다는 것은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원조 혁신 기업이라 일컬어지는 3M은 아침에 나온 아이디어로 저녁에 시제품을 만드는 실행주의자다. 그들은 실패한 뒤에도 그 실패를 돌아보고 그것을 성공으로 이끈다. 그 결과 접착제를 개발하다 실패한 물질이 몇 년 뒤 포스트잇으로 탄생할 수 있었다. <br><br> 리더를 대상으로 이런 강의를 하면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한편으로는 실패 없이 성공하고 싶다는 열망 혹은 환상을 떨쳐버리지 못한다. 실패 없이 승승장구하기를 원하고, 자신이 안 되면 자식에게라도 그런 삶을 물려주고 싶어한다. 최상위 우등생으로 의대에 입성해 강남에 병원을 차리고 세상 아쉬운 것 없이 부자로 승승장구하는 삶을 만들어주는 것. 부모들의 이런 열망 탓에 서울의 강남 학원계에는 의과 대학에 진학하기 원하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의대반’ 열풍이 일고 있다.

생태학적 관점에서 ‘지금 살아 있다’는 것은 세상에 가득한 불확실성,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르는 위기를 이겨내는 능력을 의미한다. 바로 살아남은 생명체들이 가진 생존 전략의 공통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