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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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 식품회사 하나를 컨설팅한 적이 있다. 첫날 회장을 만나러 갔는데 임원들이 회장실 앞에 진을 치고 있었다. 결재 서류를 하나씩 끼고 긴장한 얼굴로 서 있거나 앉아 있었는데, 왜 임원들을 밖에서 기다리게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나의 경우였다면 임원들을 돌려보내고 나중에 그들을 찾아가,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결재 여부를 결정할 것 같는 생각을 했다. 다음번 갔을 때는 정문 앞에 사람들이 주욱 도열해 있었다. 출근하는 회장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서 있는 것이었다. 마치 하나의 조폭 집단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회사에서 회장은 절대 권력자다. 회장은 하나님과 동격이다. 회장 말에 토를 다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외부에서 좋은 사람이 와도 견디지 못한다. 임원들도 회장과 비슷한 성향을 가졌다. 권위적이고, 관료적이고, 남의 말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몇 달 후 나는 이 회사와의 일을 중단했다. 더 이상 그 회사와 일하고 싶지 않았다. 이 회사의 조직문화는 한 마디로 조폭 문화이다. 조직폭력배에게는 보스와 나머지 사람만 있을 뿐이다.